HR를 떠나보니 이제야 객관적으로 HR이라는 직무와 HR 실무를 하는 사람들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 지금에서 15년간의 경험을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로 풀어 보려고 합니다. '에이~ 옛날 이야기야~'라고 치부하기에는 아직도 진행중인 이야기이며 그 어떤 일보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이야기기에 눈여겨 보신다면 분명 도움이 되실 것이라 자부합니다.
첫번째 글은 '채용'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할까 합니다. 바로 며칠 전 인사담당자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면접관으로 또 지원자들을 마주하게 되면서 오지랖이 발동하게 되었지요. 제 첫 면접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달달 외운 자기 소개 멘트가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아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는데(그날 밤 미친듯한 이불킥을....) 인사 담당자로 마주한 지원자들은 그 어떤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인생 제2회차를 사는 것처럼 막힘없이 대답하는 것을 보면서 감탄할 수 밖에 없었고 최근 면접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지원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그 점을 먼저 언급하고자 합니다.
HR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채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HR 담당자는 물론 직장인이라면 대다수가 공감할 것입니다.
고용주는 물론 조직구성원들에게 채용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에 대해서 지원자들은 (머리로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확실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원자들 입장에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더라도 수많은 채용 관문을 거쳐 '입사'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겠지만 실제 기업 내에서는 채용 실패 사례로 인한 현업의 고통이 누적되어 왔기 때문에('도대체 저런 애를 왜 못 걸러낸거야?' 싸이코패스를 뽑은 HR에 대한 원망, '우리팀만 아니면 돼!' 식의 폭탄 돌리기 등 임시방편 외 채용실패에 대한 솔루션 부재 등) 기존 채용 절차 혹은 방식에 대한 회의감으로 '다른 데서 이런 걸 새로 도입한다더라'식의 채용 트렌드를 쫓아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채용절차만 복잡해지고 오히려 시행착오를 줄여야 하는 '채용'이 Test Bed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다수의 기업들에서는 이런 리스크를 추가로 떠안기를 꺼리기 때문에 HR실무자들은 면접에서 어떤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우리 회사와 '잘 맞는' 인재를 고를 것이냐(훌륭한 인재 절대로 아님)를 가장 먼저 그리고 깊게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면접관들의 질문들도 지원자들은 '흠 하나 잡기 힘든' 답변들을 너나 할 것 없이 쏟아내어 면접관들을 당황하게 만듭니다. 특히, 대답할 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변을 시작할 때는 '무엇을 묻는 의도인지 나는 다 알아'라는 자신감 있는 말투까지 묻어납니다. 헐~
면접관들의 입장을 다시 헤아려 보자면 구조화된 면접질문을 통해 동일한 기준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같은 질문으로 수십명 또는 수백명의 대상자들을 평가하다 보니 점점 뒤로 갈수록 예상 질문에 따른 외워온 답변을 줄줄 내뱉는 지원자들을 보면서 감탄은 하지만 그 어떤 감흥도 느낄 수 없습니다. 실수가 없는 완벽한 답변, 정답만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원자들로 인해 오히려 역설적으로 수많은 지원자들을 면접보면서 머리나 가슴 속에 기억 남는 지원자 한 명을 담아가기 정말로 어렵습니다.
'사람이 논리로 설득이 돼?라는 방시혁 의장의 말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논리정연한 모범생적인 답변보다 때론 예상치 못한 답변, 본인의 불안정성이 드러날 수 있는 진솔한 '스토리'입니다. 물론 너무 긴장해서 문장 하나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것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면접관들이 아무리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할 지라도 면접관 자신의 기질, 성향, 일하는 방식, 가치관 등에 의해서 달리 평가될 수 있으며 특히 자신과 비슷한 성향과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끌릴 수 밖에 없는게 사람입니다. 그러니 본인이 경험과 성취가 얼마나 대단한지 어필하기 보다는 그런 경험을 통해서 느낀 바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실패와 좌절을 통해 나아간 점을 표현하셨음 좋겠습니다. 지원자들이 본인이 이미 팔 수 있는 보석이라고 강조하는 순간 원석을 찾아내고 싶은 면접관들하고는 심리적으로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얼마나 자신의 빛을 드러내느냐의 그 미묘한 정도가 바로 지원자들이 가장 고민해야 할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원자의 단점, 취약점을 물을 때 그 단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본인의 강점을 인정하고 그걸 더 강화하는 게 살아보니 훨씬 낫다는 것을 면접관들은 다 알고 있으니 제발 단점으로 위장한 장점을 이야기하거나 어떤 개선노력을 하고 있는지 억지로 만들어 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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